발표 후 약 9년 만에 출시되어 성공을 거둔 '데드 아일랜드 2(Dead Island 2)'의 개발 과정에서 겪었던 우여곡절이 전 딥 실버(Deep Silver) 관계자의 입을 통해 밝혀졌다.

해외 매체 게임스인더스트리비즈(GamesIndustry.biz)는, 최근 영국에서 열린 '디벨롭: 브라이턴(Develop:Brighton)' 행사에서 전 딥 실버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이자 현 게임 산업 컨설턴트 마틴 바인(Martin Wein)이 '데드 아일랜드 2'의 개발 비화에 대해 강연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014년 게임 첫 발표 당시 마틴 바인은 트레일러의 완성도에 큰 자신감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발표로부터 3~4주 후, 마틴 바인은 당시 개발을 맡았던 예거 디벨롭먼트(Yager Development)의 실제 작업물이 '끔찍한 수준'임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비공개 플레이 테스트에서는 수많은 부정적 피드백이 쏟아졌고, '재미없고 몰입감이 없다', '전작과 아예 다른 게임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딥 실버 측은 예거 디벨롭먼트와 수많은 논의를 거쳤으나, 개발사는 플레이어 피드백보다는 자신들의 비전을 고수하길 원했다고. 결국 딥 실버는 예거 디벨롭먼트와 계약을 해지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고, 이로 인해 2015년으로 예정됐던 게임 출시는 한없이 밀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후 데드 아일랜드 2의 개발은 스모 디지털(Sumo Digital)을 거쳐 2019년에 댐버스터 스튜디오(Dambuster Studios)로까지 이관되었다. 댐버스터 스튜디오는 기존에 공개된 캐릭터나 상징적인 장소 정도만을 이관받았고, 거의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만 했다. 그 결과 '데드 아일랜드 2'는 2023년 성공적으로 출시되어 1년여 간 3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상업적 성공을 이루며 시리즈의 지속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마틴 바인은 2014년 당시 상황에 대해 "그대로 게임을 개발해 출시했다면 단기적으로 어느 정도의 매출은 올렸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시리즈를 죽이는 행위가 되었을 것"이라고 평가하며, 개발 스튜디오를 바꾼 딥 실버의 결정이 옳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