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 리틀 퍼피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크래프톤)
지난 11월 7일 출시된 ‘마이 리틀 퍼피’가 스팀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출시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2,000건 이상의 스팀 리뷰가 게재됐고, 평점은 ‘압도적으로 긍정적(97% 긍정적)’이다. 마이 리틀 퍼피는 ‘사람이 죽으면 먼저 가 있던 강아지가 마중을 나온다’는 밈을 토대로, 이제 막 저승길에 접어든 아빠(주인)’를 마중하기 위해 나선 웰시코기 ‘봉구’의 이야기를 다룬다. 실제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게이머 다수가 본인의 상황에 빗대어 ‘심금을 울리는 스토리’라 평가한 바 있다.
그렇다면 마이 리틀 퍼피는 과연 어떠한 과정을 통해 개발됐을까? 이 게임의 PD이자, 게임 속 주인공의 모티브가 된 ‘봉구’의 아빠이기도 한 드림모션 이준영 대표를 만나 제작 비화에 대해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평소에도 강아지를 좋아하는 그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마이 리틀 퍼피’를 기획했다. 그 과정에서 반려견이었던 ‘봉구’가 사망하며, 그를 주인공으로 장송곡을 부르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 드림모션 이준영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드림모션이 어떤 회사인지 소개 부탁드린다.
이준영 대표: 드림모션은 2016년에 창업해서 모바일게임을 개발해왔다. 첫 게임은 건액션 게임인 ‘건 스트라이더’였고, ‘로드 투 발러’, ‘로닌: 더 라스트 사무라이’ 등을 출시했다. 그 성과를 바탕으로 회사가 성장하며 2021년에 크래프톤에 인수됐다. 저도 테라 개발에 참여한 바 있고, 공동창업자도 블루홀 출신인데, 독립했다가 친정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이후 중세 모바일 대전 게임인 로드 투 발러: 엠파이어스를 출시한 후, 이번에 PC 게임인 ‘마이 리틀 퍼피’를 선보이게 됐다.
Q: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다가 PC게임으로 노선을 튼 이유는?
이준영 대표: 창업할 때 누군가의 마음에 감동으로 기억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스타트업으로 창업한 초기에는 자본이 부족했고, 그러한 게임을 만들고 싶다면 투자를 받기 어려웠기에 적은 비용에 상품성으로 승부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을 먼저 개발해보기로 했다. 이제는 크래프톤에 인수됐고, 모바일게임도 서비스 중이기에 비전을 실현해보자고 결심했다.
Q: 마이 리틀 퍼피를 개발하기로 결정한 이유나 계기는 무엇인가?
이준영 대표: 어린 시절부터 강아지를 좋아했고, 버킷리스트에 유기견을 입양해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까지 함께 살고 싶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사람이 죽으면 먼저 가 있던 강아지가 마중 나온다’는 밈을 보고 감명을 받아, 이러한 이야기로 게임을 만들면 감동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비전을 향한 첫 게임이 ‘마이 리틀 퍼피’가 됐다.
▲ 인터뷰 중인 드림모션 이준영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출시 후 스팀과 온라인 방송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정도의 반응이 있으리라 예상했나?
이준영 대표: 마이 리틀 퍼피는 상업성이 짙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고양이를 주제로 한 게임은 많고 스트레이처럼 흥행한 작품도 있는데, 통계적으로 보면 고양이보다 강아지가 좀 더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다. 특히 고양이나 강아지와 같은 동물은 특별한 사고가 생기지 않는 한 반려인보다 먼저 떠나게 된다. 그렇다 보니 강아지를 키우는 반려인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리라 믿었기에 이 게임을 출시하면 흥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싱글 스토리 기반 게임이고, 플레이타임이 길지 않아서인지 화제성에 비해 판매량은 기대보다는 낮은 상황이다. 방송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꼭 구매해서 플레이해 주시길 바란다. 직접 해본다면 다른 경험을 얻을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Q: 게임을 통해 공개된 봉구와 아빠와의 추억은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한 것인가?
이준영 대표: 봉구는 저의 반려견이었다. 2021년 12월에 입양했다. 실제 봉구는 8살이었고 유기견 보호소에 있었다. 나이도 많은 편이고, 아픈 곳이 많아서 입양되지 않았다. 계속 마음이 쓰여 안락사 직전에 데려왔다. 입양하고 보니 심장사상충에 걸려 있었고, 병원에 다니며 치료했으나 입양한 후 7개월 만인 2022년 7월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그 때 참 많이 울었던 것 같다.
그 때가 마이 리틀 퍼피 개발 초기였고, 봉구를 주인공으로 할지 말지 고민하던 중이었다. 예전부터 ‘누군가의 마음 속에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는데, 봉구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나서는 ‘꼭 개발해서 출시해야겠다’라는 일종의 사명이 됐다.
게임에 나오는 회상 컷신 중에는 실제 추억을 바탕으로 한 내용도 있다. 눈밭에서 같이 놀았던 거나 같이 낮잠 자는 장면 등이다. 엔딩 직전의 컷신도 봉구가 심장사상충 합병증으로 입원해 있었는데, 병원에서 빨리 와 봐야 할 것 같다고 연락을 받고 급하게 달려간 것이 생각나서 그러한 화면을 구성했다. 봉구에게 해주고 싶었지만 못 해준 것도 꿈으로나마 담았다. 애착인형을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못해줘서 게임 속 이야기로 넣었다.
▲ 실제 봉구와의 추억을 담은 게임 속 회상 장면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 봉제인형은 봉구를 도와주는 조력자로 활약하기도 한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Q: 실제 봉구는 어떠한 강아지였나?
이준영 대표: 봉구는 유기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엄청 말랐었다. 웰시코기는 중형견이기에 정상 몸무게가 14~15kg정도인데, 봉구는 8.2kg였고 갈비뼈가 만져질 정도였다. 다행히 식탐이 많아서 부지런히 먹인 덕에 나중에는 15kg까지 포동포동해졌다. 이 외에도 보호소에서 계속 갇혀 지내서 그런지 산책 나가는 것을 참 좋아했고, 사람과도 잘 어울렸다. 굉장히 착한 강아지라서, ‘이런 강아지를 왜 버렸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그러한 강아지라 봉구는 천국에서도 다른 사람들이나 강아지와도 원만하게 지내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러한 내용을 더해 게임 속 이야기를 구상했다. 아울러 먼 훗날에 저도 저 세상에 간다면 봉구가 기억하고 만나러 와주리라는 소망을 담았다.
봉구를 보내고 나서 지인의 부탁을 받아 또 다른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그 강아지를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가 게임 초반에 봉구가 강아지 천국에서 나가도록 도와주는 하얀 스피츠다. 이름은 ‘방울이’고, 게임에서나마 봉구와 방울이 형제가 같이 있는 모습도 좋겠다고 생각해서 넣었다.
▲ 봉구의 생전 모습 (사진제공: 드림모션 이준영 대표)
▲ 봉구는 아빠와 산책하길 좋아했다 (사진제공: 드림모션 이준영 대표)
▲ 봉구를 도와주??스피츠는 이준영 대표가 입양한 '방울이'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Q: 게임을 개발하며 봉구 생각이 많이 났을 것 같다.
이준영 대표: 다 만들고 나서는 회한이 밀려오면서 많이 슬프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빠가 약속 지켰다’는 생각도 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강아지 중 하나로 만들어준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장송곡을 부르며 만든 게임 같기도 하다. 조금은 마음의 짐을 던 느낌도 들었다.
Q: 마이 리틀 퍼피에는 봉구와 아빠 외에도 여러 강아지와 사람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나온다. 각 사연은 어디에서 영감을 받았는지 알고 싶다.
이준영 대표: 강아지를 좋아하다보니 인터넷 커뮤니티도 자주 보고 ‘동물농장’ 애청자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강아지와 관련된 실제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대표적인 것이 정류장에서 강아지를 기다리는 할머니 이야기다. 예전에 동물농장에서 반려견과 둘이 사는 할머니가 건강이 악화되며 ‘내가 가면 이 강아지 어쩌냐’라며 눈물짓는 모습을 봤다. 그 장면이 인상 깊어 게임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강아지만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도 강아지를 기다린다는 내용으로 이별 후 재회하는 이야기를 강아지와 사람의 시점에서 그렸다.
▲ 봉구와 아빠 외에도 여러 강아지와 사람의 사연을 담았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Q: 아빠를 찾아가는 여정과 함께 동물학대에 대한 내용을 조명하는 부분도 포함됐다. 이러한 내용을 같이 넣은 이유는?
이준영 대표: 강아지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동물이라 대부분 밝고 긍정적인 면만 부각된다. 그러나 세상에는 그 이면이 있고, 강아지에 대한 다면적인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사회에 대단한 메시지를 전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이야기 흐름 측면에서 다양한 굴곡을 담아 몰입도를 높이고 싶었다. 궁극적으로는 강아지에 대한 내용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강아지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기도 했다.
Q: 강아지의 표정이나 행동 묘사가 사실적이어서 놀랐다. 특별히 공을 들인 부분이 있다면?
이준영 대표: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보니 강아지 모션에 좀 예민했다. 아울러 강아지에 관심 있는 사람이 플레이할 가능성이 높기에, 행동이 어색하면 바로 티가 날 것이라 판단했다. 다만 제작진 내에서 강아지에대한 이해도는 천차만별이었고, 초기에 강아지 애니메이션은 엉망진창이었다.
이에 지금 키우고 있는 ‘방울이’도 사무실에 데려와서 지켜보게 하고, 강아지 영상을 보며 자연스러운 동작을 만들기 위해 수도 없이 다시 만들었다. 걷는 동작만 13번은 다시 만든 것 같고, 플레이 중 가장 많이 보는 강아지가 뛰는 장면도 ‘엉덩이가 너무 흔들리는데, ‘허리 움직임이 이러면 안 되는데’ 등으로 하나하나 고쳤다. 게임 속 애니메이션에는 제작진의 ‘피, 땀, 눈물’이 서려 있다.
Q: 개발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이준영 대표: 2년 6개월을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3년 정도 걸렸다. 국내 게임업계에는 미형의 인간 캐릭터 모델링은 잘 만드는 분들이 많지만, 강아지는 그렇지가 않아서 모델링을 만들 때도 시행착오가 많았다. 강아지 털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과정도 엄청난 R&D(연구개발)을 거쳤다.
▲ 마이 리틀 퍼피 출시 후 제작진 기념 사진 (사진제공: 드림모션)
Q: 스토리 전개와 함께 여러 미니게임이 포함됐다. 미니게임을 곳곳에 넣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준영 대표: 핵심 콘셉트와 목표가 실제 강아지 행동에 기반한 게임이었다. 강아지를 의인화하거나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행동은 배제했다. 그렇다 보니 플레이를 만드는 데 제약이 많았다. 고양이는 손도 잘 쓰고 점프도 잘하기에, 기획 면에서 풀어낼 요소도 많고 레벨 디자인도 입체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 마이 리틀 퍼피를 만들며 왜 고양이 게임이 많은지도 알게 됐다.
강아지는 건물 위로 올라가는 등 고양이보다 행동에 제약이 있어서 레벨 디자인이 평면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강아지는 고양이보다는 친화적인 동물이기에, 다양한 강아지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식으로 담아내는 방식으로 풀어냈다. 봉구가 그 여정 속에서 강아지 및 사람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에 단조로움을 줄이기 위해 격투, 잠입 등 다른 장르의 핵심 재미를 활용한 미니게임을 각 챕터의 핵심 플레이로 배치하면 게임의 재미도 다채롭게 살릴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렇지 않으면 강아지가 걷고, 뛰고, 점프하는 것 외에는 없어서 너무 평면적으로 보인다. 스토리 중심이지만 게임이기에 플레이적인 재미도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Q: 미니게임에 철권, 스트리트 파이터, 메탈 기어 솔리드 등 여러 인기작을 패러디한 요소를 넣은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준영 대표:저도 게임을 좋아해 게임 개발자가 됐고, 나름의 오마주로 그러한 요소를 넣었다.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 분들에게 일종의 재미 요소 혹은 ‘WOW’ 포인트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메탈 기어 솔리드의 종이 박스는 굉장히 유명한데, 봉구가 숨어서 이동하는 부분에 넣어주면 괜찮겠다고 판단했다.
▲ 마이 리틀 퍼피 플레이 트레일러 (영상출처: 드림모션 공식 유튜브 채널)
Q: 마이 리틀 퍼피는 강아지가 주를 이루지만, 강력한 고양이도 한 마리 등장한다.
이준영 대표: 강아지가 주인공이지만 고양이도 한 마리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고양이의 설정은 강아지들이 주인을 기다리는 ‘재회의 정류장’에서 괴물인 영혼 추적자로부터 강아지를 지키기 위해 사신이 배치한 조수다. 본래 강아지들은 강아지 천국에서 기다려야 하지만, 강아지들이 마중 나오는 경우가 많아지자 일종의 안전장소로 ‘재회의 정류장’을 만들었고, 여기에 고양이를 두어 영혼 추적자에 쫓기는 강아지를 지키는 구도다.
고양이에게는 실제로도 ‘영물이다’, ‘귀신을 본다’라는 이야기도 있기에, 사신의 조수라는 설정이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게임 속 모습을 자세히 보면 고양이는 강아지와 달리 엔젤링이 없고, 사신의 어깨 위에 올라가서 인사하는 모습도 나오는데, 이러한 설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게임 속 세계에서 봉구가 모험하는 장소는 현실과 사후세계의 중간인 일종의 ‘림보’다. 영혼은 림보에 있으면 안 되기에 영혼 추적자가 엔젤링을 회수해 천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영혼을 귀환시키는 것이 그들의 일이다. 따라서 엔젤링을 뗀다고 하여 강아지 영혼이 소멸하는 것이 아니기에 놀라지 않기 바란다.
마이 리틀 퍼피는 강아지의 실제 행동을 기반으로 개발했기에, ‘봉구’ 외에는 사람의 말로 내용을 전달하지 않는다. 봉구는 플레이 캐릭터라 텍스트로 의사를 표현한 것이고, 이 외 강아지나 사람들은 짓거나 웅얼거린다. 따라서 게임 내 설정을 글로 전달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 위협적인 모습으로 등장한 영혼 추적자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 엔젤링을 떼면 영혼이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천국으로 돌아간다는 설정이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Q: 웰시코기인 봉구 외에도 다양한 견종이 등장하는데, 여러 견종을 등장시킨 이유가 있다면?
이준영 대표: 마이 리틀 퍼피를 플레이하는 유저는 어떤 식으로든 강아지에 대한 호감 또는 인연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 추억 속 강아지와 닮은 강아지가 게임에 등장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되리라 생각했다. 아울러 유저들이 기억 속 강아지를 떠올릴 수 있어야 게임에 대한 평가도 좋아지고, 호감도 얻을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다만 이 세상에 품종견은 극소수고, 잡종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품종견만 나오면 애견 콘테스트처럼 게임이 작위적으로 느껴질 것 같아 잡종도 등장시켰다. 유기견 보호소에는 그러한 강아지가 많고 대부분 안락사된다. 게임 내 사막에서 나오는 ‘꼬물이(새끼 강아지)’들도 꽃단장을 하고서도 입양되지 않아 안락사되는데, 실제로도 그런 어린 것들이 그러한 결말을 맞이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게임 속 도베르만처럼 아프고 사연이 있는 강아지도 많이 담아서, 가능한 많고 다양한 강아지의 모습과 사연을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 봉구 외에도 여러 강아지가 등장한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Q: 게임에서 사연이 공개되지 않은 강아지들의 이야기를 DLC 등으로 발매할 계획은 없는가?
이준영 대표: 기획 단계에서는 DLC로 다양한 강아지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풀어내고 싶다고 계획했으나, 기대보다 본편 판매량이 많지 않다. 본편의 20~30% 정도가 DLC 판매량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수준에서는 DLC를 출시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현재는 콘솔 버전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중 PS5와 닌텐도 스위치 출시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야기 흐름 상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베르만이나 마지막에 등장한 병든 강아지 이야기도 어느 정도 구상은 해뒀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현실적인 이유로 DLC 제작은 좀 더 뒤로 밀릴 것 같다. 보는 것과 직접 플레이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으니, 방송을 감명 깊게 보셨다면 꼭 직접 구매해 플레이해보시면 좋겠다.
Q: 강아지를 소재로 한 다른 게임이나 다른 동물을 주제로 한 신작 개발을 고려 중인지 궁금하다.
이준영 대표: 강아지를 잘 만들게 됐으니 노하우를 활용하고 싶고,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으로 기억될 수 있는 스토리 게임 제작도 계속 할 것 같다. 이 게임을 만들 때 ‘인간의 친구가 되어주는 세상의 작은 것들에게 마음 한 조각 떼어주는 게임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나’라는 마음이었다. 강아지는 제가 했으니, 다른 동물 이야기는 또 다른 분이 한 조각 떼어 주시면 되지 않나 싶다.
Q: 그렇다면 구상 중인 신작이 있는지?
이준영 대표: 아직 구체화된 상태는 아니라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다음 게임은 완전히 결이 다른 게임이 될 것 같다. 회사 기조가 ‘시장에서 잘 될 수 있는 멋진 게임을 제대로 만든다’이기에, 이에 맞춰 신작 개발도 마이 리틀 퍼피 콘솔 버전과 병행하고 있다.
Q: 개발이나 유통 과정에서 모회사인 크래프톤이 도움을 준 부분이 있는가?
이준영 대표: 독립 스튜디오라 개발은 스스로 했다. 다만 게임을 알리거나 퍼블리싱하는 측면에서 많은 지원을 받았다. 예를 들어 스팀 배급사에 저희 회사와 크래프톤이 같이 명기되어 있는데, 크래프톤이 스팀에서 배틀그라운드로 입지가 있다 보니 게임을 알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아울러 외부의 다른 회사와 협업할 때도 크래프톤 쪽에서 먼저 알아봐서 연결해준 부분도 있었다.
▲ 크래프톤 CI (사진제공: 크래프톤)
Q: 게임 개발에 AI를 활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준영 대표: 일단 마이 리틀 퍼피에는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않았다. 다만 크래프톤 차원에서 AI 퍼스트를 선언했기에,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음 게임 개발에는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다. 이 역시 처음이라서 얼마나 잘 쓸 수 있을지, 상업적인 게임 완성도에 준하는 수준으로 뭔가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변화의 흐름을 피하기는 어렵다. 저희 회사에도 젊은 직원 중에는 AI에 익숙한 사람들이 있고, AI를 사용해 혼자서 뚝딱뚝딱 게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인디게임이 굉장히 치열해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준영 대표: 세상에 이런 게임 하나 정도는 꼭 있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개발팀 모두가 진심을 다해 영혼을 갈아 넣어서 만들었다. 좋은 평가도 받고 있고 화제도 되고 있어서 너무 좋지만 꼭 게임을 구매해서 직접 플레이해보시면 좋겠다. 이러한 게임이 앞으로도 많이 출시되면서, 게임의 저변을 넓힐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 봉구 생전에 촬영한 사진 (사진제공: 드림모션 이준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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