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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입은 맛있지만 점점 물린다, 기어스 오브 워: E-데이
 
2026년 10월 01일 (목) 조회수 : 16
기어스 오브 워: E-데이 시작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기어스 오브 워: E-데이 시작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기어스 오브 워: E-데이’는 2019년 ‘기어스 오브 워 5’ 이후 약 7년 만에 나오는 시리즈의 정식 프리퀄이다. 2024년 Xbox 게임 쇼케이스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 기어스 1편의 '매드 월드'를 재해석한 트레일러로 큰 화제를 모았고, 이후 출시일이 10월 6일로 확정되며 기대감은 더 커졌다.

또 시리즈 모든 사건의 시작이기도 한 이머전스 데이를 다룬다는 점도 팬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오랜 공백 동안 쌓인 기대가 큰 만큼, 시리즈 특유의 묵직한 전투에 대한 요구도 늘었다. 과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게임일지, Xbox에게 키를 받아 처음 마주한 칼로나를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다.

▲ 기어스 오브 워: E-데이 플레이 영상 (영상출처: 기어스 오브 워 공식 유튜브 채널)

마커스와 도미닉이 로커스트에 맞서는 이야기

기어스 오브 워: E-데이는 세계관의 가장 중요한 사건이자 모든 이야기의 시발점이기도 한 로커스트와의 전쟁 그 시작을 다룬다. 주인공 마커스는 동료 도미닉 산티아고와 함께 막 끝난 전쟁을 위로하기 위해 술집에 방문한다. 이후 갑작스럽게 땅속에서 기괴한 괴수들이 등장하고, 기어 복장도 착용하지 못한 채 술집에 있던 퇴역 베테랑 마그스 카터와 사관생도 루카스 레예스와 함께 무기를 찾으며 전쟁에 뛰어든다.

게임은 로커스트의 침공으로 멸망해가는 세라 행성과 도시 칼로나에서 네 명의 브라보 분대원이 3일간 작전을 수행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고작 3일이지만 플레이어에게까지 절박함이 느껴질 정도로 로커스트의 군세는 집요하고 수도 많다. 심지어 인류는 전쟁 대비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배경이 되는 국가 COG의 수뇌부는 직전에 끝났던 전쟁의 상대국인 UIR이 다시 쳐들어왔다고 굳게 믿었다. 여기에 땅에서 튀어나온다는 로커스트의 허를 찌르는 특성이 결합되어 더 빠르게 인류가 멸망하는 시나리오로 이어졌다.

▲ 유쾌하고 선량한 친구 도미닉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침착하면서도 믿음가는 카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신참이지만 제 몫을 해내는 레예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네 명의 분대원은 각기 다른 사연과 스토리를 보유했다. 의외로 가장 이야기가 적은 것이 주인공 마커스로, 칼로나 이멀전 정제소에서 일했던 카터나 한 챕터에서 짧게 전쟁의 상흔을 다룬 레예스와는 달리 배경은 거의 소개되지 않는다. 어찌보면 당연한데, 기어스 시리즈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도미닉 산티아고에게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도 짧게 다루는데, 그와 관련된 서사의 핵심인 만큼 그 슬픔이 강하게 느껴진다. 다만 이머전스 데이라는 극적인 사건과 지속적인 전투에 집중되는 만큼, 각 캐릭터에 할당된 분량은 매우 적어 약간은 아쉬웠다.

캐릭터, 스토리와 더불어 팬들이 좋아할 만한 여러 요소도 더해진다. 대표적으로는 타이 등 반가운 인물들이 인사하며, 세라 행성에 해머 오브 던이 직격하기 이전의 디젤펑크스러운 면모를 세밀한 그래픽으로 만나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 시리즈를 상징하는 전기톱 달린 랜서의 탄생 비화, 처음 출현해 이름이 없어 '저 괴물' 등으로 지칭하는 모습 등도 작은 재미를 전한다.

▲ 반가운 얼굴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불타버린 도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프로토타입 랜서의 탄생 (사진: 게임메카 촬영)

쇠 냄새 나는 묵직한 기어와 총기

기어스 오브 워: E-데이는 시리즈 특유의 쇠 냄새 강렬한 사격전을 충실하게 구현했다. 네 명의 브라보 분대원은 적의 공격에 맞서 은폐와 엄폐를 활용해야 한다. 특히 적 수가 많아 사망하기 쉬운 전투 특성상 엄폐물을 잘 확보하는 것은 필수다. 여기에 시리즈에 어울리는 묵직한 기어의 움직임, 압박하는 다수의 적들, 매력적인 총기가 전투의 재미를 형성한다.

특히 등장하는 총기들의 타격감과 사격감은 게임의 핵심 묘미다. 기본 총기인 랜서부터 (그)내셔, 롱샷, 리퍼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격발음과 피격음을 선사한다. 총기에는 서로 다른 모드를 최대 4개까지 장착할 수 있는데, 게임의 핵심이기도 한 완벽한 재장전 모드는 공격력을 강화하는 것 외에도 적에게 폭발 대미지를 가하거나, 2발씩 나가는 등의 효과를 더했다. 다만 적이 사용하는 총기로 바꿀 때는 기본 모드만 달려있어, 내가 사용하던 모드가 자동 적용되지는 않았다. 매번 보급 캐시에 가야 했고, 현실적이지만 동시에 불편했다.

▲ 보급 캐시, 여러 무기들을 교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그내셔, 여전한 샷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톱날로 드론을 갈라버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 초기에는 프로토타입 랜서와 브리치샷을 주로 사용했는데, 랜서는 높은 장탄수와 강력한 근접공격을 보유해 이를 보완할 고화력 원거리 무기가 필요해 브리치샷을 선택했다. 중반부부터는 상황에 따라 적들이 자주 들고 나와 탄약 보급이 쉬운 리퍼와 랜서를 바꿔가며 플레이했다.

전반적인 총기 밸런스도 훌륭했다. 프로토타입 랜서와 브리치샷을 사용하면 그내셔나 인시너레이터만큼의 근접 화력은 나오지 않고, 반대로 인시너레이터를 사용하면 근접 화력은 출중했지만 장탄수가 부족했다. 롱샷은 탁월한 공격력을 자랑했지만 탄약을 구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야 했고, 토크 보우는 간혹 적들이 사용해 탄약 보급은 편했으나 발사 시간이 필요해 조작이 요구됐다.

▲ 엄폐를 중심으로 하는 전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기어 이동의 묵직함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전작을 오마주한 듯한 열차 전투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압도적인 물량의 적과 단조로운 전투

이런 화기로 상대하는 적들 역시 강력했다. 가장 이전 시대를 다루는 만큼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드론들을 자주 상대했는데, 이들은 전혀 약하지 않았다. 로커스트 보병인 드론은 1장에서는 돌진하는 근접 공격을 주로 취하는데, 붙잡히면 아군 도움 없이는 곧바로 사망하기에 오히려 총을 쏘는 보병보다 더 까다로웠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전투는 절망적인 행성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이외에도 세라 지하 동굴의 토착 생물들도 여럿 등장한다. 렛치의 하얗고 장비 없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으며, 티커가 강렬한 연출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콥서, 리버, 브루먹도 나오는데, 특히 아무것도 장착하지 않은 맨몸브루먹과도 싸워볼 수 있다. 리버는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데, 특히 날아다닐 때는 맞추기가 쉽지 않아 상당한 짜증을 불러일으켰다.

▲ 거대 괴수는 여럿 등장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눈을 맞춰야 대미지가 확실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트로이카를 든 그라인더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전반적인 적들의 밸런스가 좋지는 않았다. 일반 난이도에서 플레이했는데,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느낌이 강했다. 챕터를 넘어갈수록 적의 체력만 높아지는 느낌이었고, 엄폐를 중심으로 하는 전투와 합쳐져 전투가 반복적으로 느껴졌다. 적들이 등장하면 저격병 처리, 부머와 그라인더 처리, 드론 처리의 반복이었다. 분명 직접 세어보면 적 종류가 적지는 않은데, 비슷한 전투가 반복되니 단조롭게 느껴졌다.

이런 단조로운 전투가 가장 극적으로 느껴진 부분이 공장 챕터의 보스와 최종 보스였다. 공장 챕터 보스의 연출은 훌륭했으나, 독성 구체로는 엄폐물 뒤를 공략하고, 빔으로는 엄폐물을 강요했다. 또 두 마리인 만큼 서로 다른 패턴을 동시에 쓰기에 어렵기보다는 불합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체력이 상당해 전투에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덤이다. 최종 보스 역시 여러 패턴으로 압박하기 보다는 높은 체력으로 전투가 질질 끌려 지루했다.

▲ 입에서 산성 볼을 던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공장의 보스, 빔을 발사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익숙하지만 낡은 게임 구조

기어스 오브 워: E-데이는 선형적인 게임이다. 챕터마다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첫 목표고, 간혹 다친 민간인을 돕는 서브 퀘스트가 등장한다. 이런 서브 퀘스트를 수행하면 무기 모드를 보상으로 준다. 그리고 그 외에 다른 추가 콘텐츠는 없다. 수집품은 주울 수 있지만, 돈을 벌어서 물건을 살 수도 없고, 주변 인물과 능동적으로 대화 할 수도 없다.

즉 전반적인 구조가 다소 낡았고, 게임을 반복적으로 느낄 요소가 많다. 스토리의 구조는 임무, 전투, 완료의 연속이며, 전투 역시 엄폐와 사격이 이어진다. 물론 대부분의 게임이 자세히 뜯어보면이런 구조이나, E-데이는 이를 포장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이것이 기어스 오브 워 시리즈의 특징일 수는 있겠으나, 2026년 출시되는 약 8만 원의 풀프라이스 게임에는 걸맞지 않다.

▲ 지도, 챕터마다 지역이 조금씩 다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무기 모드가 담긴 박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비슷한 공간과 배경이 등장하는 챕터도 이런 단점을 강화한다. 대표적인 것이 '다리'인데, 게임의 처음과 끝의 수미상관을 노린 것처럼 보이나 같은 공간을 두어 번 오가게 되어 아쉬웠다. 지하철 임무, 거대 생물체와의 보스전 등 독특한 요소들도 있었으나, 많지는 않았다. 되풀이되는 공간, 전투, 플레이 방식이 결합되어 22시간의 플레이타임 전반이 필요 이상으로 길고 늘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또 무기의 모드를 얻는 방식은 몰입을 방해했다. 맵 곳곳에 노란 박스가 숨겨져 있고 가까이 다가가면 메시지가 출력되는데, 전투 도중에도 박스가 계속해서 신경 쓰여 불편했다. 미션을 통해서만 얻거나 상점 시스템 등 여러 방식이 가능하지만, 고민의 흔적은 느껴지지 않았다. 맵도 작지 않은데 박스를 찾아다니랴, 미션으로 움직이랴 이동 거리가 늘어나는 점도 재미를 저하했다.

기어스 오브 워: E-데이는 향상된 그래픽으로 시리즈 특유의 묵직한 전투를 잘 구현했고, 이머전스 데이의 참혹한 현장도 명료하게 선보였다. 하지만 2026년에 걸맞지 않은 단조로운 게임 구성과 유사한 패턴의 전투로 초반에는 재미있지만 후반에는 지루한 인상을 남긴다. 보스전 역시 뒤로 갈수록 높은 체력으로 인한 지루한 장기전 양상이 된다. 팬이라면 반갑지만, 입문하려는 유저에게는 적극 추천하기 어렵다.

▲ 민간인을 구출하는 서브 미션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반복되는 지역도 등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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