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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言] 유령신부 느낌에 단간론파 추리 더한 '그릴드'
 
2026년 01월 31일 () 조회수 : 34
그릴드: 포터 저택 실종 사건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더옐로우룸)
▲ 그릴드: 포터 저택 실종 사건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더옐로우룸)

최근 추리게임에 대한 국내 게이머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를 개발하려는 인디 개발자들이 늘어났다.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이나 비버롹스와 같은 인디게임 행사에서도 훌륭한 품질의 추리 장르 신작들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릴드: 포터 저택 실종 사건(이하 그릴드)’는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추리게임이다. 특히 3D 그래픽을 활용한다는 점, 독특한 그래픽, 신비로운 세계관이 인상적이었다. 이에 개발팀 더옐로우룸을 만나 게임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 그릴드: 포터 저택 실종 사건 영상 (영상출처: 더옐로우룸 공식 유튜브 채널)

상대편을 심문하는 마법 같은 추리게임 ‘그릴드’

그릴드는 부제에서 연상할 수 있듯 ‘포터 저택’에서 발생한 사건을 수사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어드벤처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여왕에게서 특별 권한을 받은 수사관이 되어 저택에서 벌어진 기묘한 일의 진상을 파악하고, 그 중심에 있는 ‘포터 남작’을 만나야 한다. 황서준 공동 대표는 “제목인 ‘그릴드’는 ‘강하게 심문하다’는 뜻에서 가져왔다”라고 설명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저택 창고에서 깨어나고, 이후에는 기묘한 ‘포카락(포크 숟가락)’을 도구 삼아 탐색과 추리를 시작한다. 이후 저택에서 나갈 수 있는 모든 다리가 끊어졌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함께 갇힌 배달부의 소포를 찾는 의뢰를 받아 이를 찾기 위해 본격적인 추리 활동에 나선다. 저택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소포의 행방을 찾고, 그 과정에서 사건의 진상에 도달한다. 다만 왜 하필 포카락일까? 황서준 대표는 “원래는 다른 도구를 사용했지만, '그릴드’만의 특색과 만찬장이라는 장소에 맞는 식기를 결합해 포카락이 탄생했다”라고 전했다.

▲ 만찬장을 배경으로하는 '그릴드' (사진제공: 더옐로우룸)

▲ 수사 장비는 위대한 '포카락' (사진제공: 더옐로우룸)

그과정에서 주인공 곁에는 기묘한 요정이 떠다니며 주인공에게 말을 거는 등 분명 근현대 수사물처럼 보였던 현실적이었던 세계와 저택이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이 조금씩 드러난다. 황서준 대표는 “소재를 쌓으며 신비감을 증폭하는 구조로 설계했다”라며, “주인공 역시 미신을 믿지 않고 과학적으로 사건을 구상하려는 성향이 있는데, 이 또한 신비나 마법적인 세계관과도 잘 어울린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추리를 이어가다 보면 저녁 식사 시간이 된다. 만찬장에는 등장인물들이 모이며, 그곳에서 주인공은 용의자를 대상으로 심문하는 마법 공간 ‘그릴링’을 펼친다. 이때 포카락 ‘유스티시아’의 요정으로만 알고 있었던 비프로스트가 기괴한 형태로 변하며, 주변을 불길로 가로막는다. 이와 함께 본격적인 그릴드 만의 독특한 추리 및 심문이 시작된다.

▲ 불타는 '그릴링'에서 심문이 펼쳐진다 (사진제공: 더옐로우룸)

▲ 각종 수사와 조사로 증거를 모으자 (사진제공: 더옐로우룸)

실을 잇는 느낌의 독특한 추리 시스템

그릴드의 구조는 크게 하루 단위로 나뉜다. 만찬 전에는 저택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수사를 이어나간다. 스토리를 이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간은 저녁이 되어 만찬종이 울리며, 저택 등장인물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이때 주인공의 본격적인 심문이 시작된다. 황서준 공동대표는 ’’만찬’이라는 요소는 ‘일단 먹고들 합시다’ 같은 느낌으로 게임에 녹여냈다”라고 전했다.

탐색은 등장인물과 대화하거나 특정 장소에서 조사를 하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체험판 1일차에서는 우체부 ‘바비’의 의뢰를 얻고 그의 방에서 소포를 찾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기묘한 흙이 들어있는 컵, 검은 꽃 등을 발견할 수 있다. 일부 추리게임은 단서와 관련된 사물을 발견하는 것 자체를 하나의 퍼즐로 설계하는 경우가 있다. 일종의 숨은 그림 찾기인 셈인데, 그릴드는 ‘통찰’ 기능으로 상호작용 가능한 오브젝트를 표시해 난도를 낮췄다.


▲ 실을 잇고 증거를 찾는다 (사진제공: 더옐로우룸)

조사의 핵심은 이런 사물 중 연관이 있는 것들을 포카락으로 이어서 확인하는 것이다. 포카락의 힘 '통찰'을 사용해 단서를 발견하고, 이들을 분석한 뒤, 연관된 것을 연결하면 조사 완료다. 예를 들어 객실 서랍을 열기 위해서는 비밀번호가 필요하고, 마침 가방의 수첩에는 네 자리 숫자가 적혀있다. 둘을 연결하면 ‘조사 완료’가 나오며 문이 열린다. 방석현 공동대표는 “영화에서 탐정이 증거들을 털실로 연결해 남겨두는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이런 방식으로 구현했다”고 전했다.

만찬장에서의 심문은 지금까지 모은 증거와 조사 자료를 토대로 상대편의 대답을 반박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처음에는 상대편의 의중을 확인하고(떠보기), 이후에는 상대편이 하는 거짓 진술을 증거와 함께 반박하는(찌르기) 방식이다. 떠보기와 찌르기는 ‘포카락’이라는 소재와도 잘 어울리는 표현으로, 방석현 공동대표는 “역전재판과 단간론파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문장 단위로 심문을 구성했다”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더옐로우룸)
▲ 거짓을 유도하기 위해 떠보고 찌른다 (사진제공: 더옐로우룸)

3D로 구현된 으스스하고 매력적인 캐릭터

이런 탄탄한 추리 기본 구조에 3D로 표현된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경이 더해진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유스티시아에 들어있는 ‘로스트’로, 초기에는 귀여운 인형 같은 모습이지만, 그릴링을 펼치면 팔다리가 길쭉하고 영혼을 먹는 괴물로 변신한다. 황서준 공동대표는 “처음에는 약간 마스코트 같은 느낌을 내면서도, 이후에는 극적인 시각적 반전을 주는 캐릭터”라며, “신체 비율도 기괴하게 데포르메함으로서 충격을 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캐릭터의 외형은 팀 버튼의 ‘유령신부’의 느낌을 전한다. 전반적으로 실제 인간보다 몸과 팔다리가 더 얇고, 얼굴과 눈은 더 크며, 귀엽게 생긴 듯 하면서도 주변 분위기와 낮은 채도의 색감으로 으스스함을 전한다. 캐릭터들의 표정 역시 스릴러 느낌을 자아낸다. 황서준 공동대표는 “초창기 설정된 스타일로, 기존 다른 추리 비주얼노벨 장르와 다른 콘셉트를 노려 이와 같은 방향으로 완성됐다”라며, “덕분에 대중적인 추리게임이나 도트 그래픽이 강세인 인디 시장에서 눈에 띄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 로스트와 바비 (사진제공: 더옐로우룸)

▲ 평범하지만 으스스한 배경 (사진제공: 더옐로우룸)

여기에 더해 1일차 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바비’, 덤벙덤벙하지만 어딘가 소름 끼치는 메이드 ‘리베라’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더해진다. 황서준 공동대표는 “리베라는 숨기는 것이 많고 주인공과 상호작용도 많아 잘 표현하면 매력적이다”라며, “바비는 단순하고 어디서나 볼 수 있을법한 친근한 외형으로 설정했고 이후 1일차 핵심 인물이 됐는데, 유저분들이 예상보다 더 귀엽게 봐주셨다”라고 말했다.

캐릭터뿐만 아니라 배경 제작에도 많은노력이 들어갔다. 3D로 구현된 배경은 추리에 방해되지 않도록 지나치게 튀지 않고 게임 분위기에 잘 녹아 들도록 구현됐고, 그러면서도 세계관과 캐릭터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김재원 3D 아트 담당은 “배경은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칠 수 있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라며, “캐릭터가 돋보이고 유저들의 몰입이 깨지지 않도록 효율적으로 에셋과 인력을 활용하는데 힘썼다”라고 전했다.

▲ 기묘한 메이드 '리베라' (사진제공: 더옐로우룸)

▲ 본모습을 드러나는 (비프)로스트 (사진제공: 더옐로우룸)

그릴드를 개발하는 팀 ‘더옐로우룸’

이런 그릴드를 개발하는 팀 ‘더옐로우룸’은 어떤 사람들일까? 더옐로우룸은 방석현 대표와 황서준 대표가 공동으로 창립한 인디 개발팀으로 현재는 8명의 인원이 소속되어있다. 방석현 대표가 프로그래머겸 PD, 황서준 대표가 시나리오를 맡고 있으며, 이외에도 기획자 1인, AD 겸 애니메이터 1인, 3D 모델 개발자가 3인, 원화가 1인으로 구성됐다.

두 대표는 모두 청강대학교 게임학과 출신으로, 함께 졸업 작품을 제작하던 인원들이 모여 개발을 시작했고, 이후 학교 졸업 전시회 등에서 사람을 모아 지금에 팀에 도달했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야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김재원 3D 아트 담당은 “분야마다 각자의 어려움은 있지만, 책임자들을 통해 원활하게 개발 중이다”라고 전했다.

▲ 더옐로우룸 공식 CI (자료출처: 더옐로우룸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서로 분야가 나뉜 만큼, 개발에 있어 어려움을 느끼거나 집중했던 파트도 달랐다. 시나리오를 담당했던 황서준 대표는 “추리 구조가 개연성과 핍진성을 가지면서도 재미와 몰입을 줄 수 있도록 균형 잡는 것이 어려웠다”라고 설명했다. 방석현 대표는 “전반적인 게임의 과정이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개발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들였다”라며, “물건을 찾는 파트와 같이 쉬워도 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나누고, 이런 부분을 검증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고 회고했다.

이런 더옐로우룸은 각자 담당한 영역을 열심히 개발 중이다. ‘그릴드: 포터 저택 실종 사건’은 총 투 파트로 나뉘어 출시될 예정이다. 기본 구상에서는 7일 구성으로 한 타이틀에 담으려고 노력했으나, 2일차 개발 도중 전반적인 플레이 타임이 늘어나 둘로 나누는 것으로 결정됐다. 방석현 대표는 “현재는 첫 번째 파트의 50% 정도가 완성된 상태”라며, “만약 ‘포터 저택 실종 사건’이 잘 된다면, 이후에는 다른 지역에서 펼쳐지는 사건도 꼭 다루고 싶다”라고 말했다.

더옐로우룸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입장에서 최고의 경험을 드리고자 항상 분골쇄신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나올 게임에도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 더옐로우룸 팀원 (사진제공: 더옐로우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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