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이른바 ‘초연결 사회’라는 이름으로도 일컬어진다. 말 그대로 모든 사물이 긴밀하게 연결된 사회라는 의미다. 이미 PC나 스마트폰 등의 대표적인 IT 기기 외에 자동차,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시계, 의류 등 일상적으로 흔히 이용하는 제품들도 네트워크 기능을 탑재, 긴밀하게 데이터를 주고받는 IoT(사물인터넷) 시대가 현실화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5G(제 5세대 이동통신)와 같은 데이터 통신 기술이 더해지며 이러한 흐름을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주목받게 된 것이 바로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이다. 발생하는 데이터를 중앙 집중식 서버에서 처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과는 다른 개념으로, 중앙이 아닌 현장 주변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팅 방식이다. 이는 각종 돌발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는데 특히 유리하므로 산업현장이나 자율주행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관리 및 산업 자동화 솔루션 전문 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은 산업용 IoT 기술을 비즈니스 전반에 적용했으며, 이 회사의 제품 및 서비스 중 상당수는 엣지 컴퓨팅에 기반하고 있다. 이는 특히 제품의 생산/유통 현장에 첨단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자동화 솔루션을 적용해 품질 및 생산성, 안전성까지 높이는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를 실현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22일, IT동아는 슈나이더 일렉트릭 시큐어 파워(Secure Power) 사업부의 권지웅 본부장과 만나 업계에서 말하는 엣지 컴퓨팅의 개념, 그리고 이와 관련한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접근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시큐어 파워 사업부 권지웅 본부장>
본인 및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권지웅: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1836년 프랑스에서 처음 설립되어 올해로 183주년을 맞이한 에너지 관리, 산업 자동화 기업이다. 최근 IoT 기술을 이용해 에너지 효율 관리 및 공정 최적화를 돕는 ‘에코스트럭처(EcoStruxure)’ 플랫폼을 적극 보급하고 있다. 본인은 IBM, 시스코, 오라클 등의 업체에서 20여년 간 근무하며 IT(정보기술)를 통한 OT(운영기술) 향상을 위해 노력했으며, 이러한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해 작년부터 슈나이더 일렉트릭에 합류했다.
최근 엣지 컴퓨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개념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권지웅: 예전에는 대부분의 데이터를 중앙에서 집중식으로 처리했고 외부의 장치들은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할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중앙집중형에서 분산형으로 데이터 처리 방식이 바뀌고 있다. 엣지라는 건 상대적인 개념인데, 중앙이 아닌 모든 것은 거리나 형태와 상관없이 엣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를테면 데이터 수집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장(locale)이 엣지가 될 수도 있고, 중앙보다 현장에 좀 더 가까이에 있는 지역(region) 단위의 엣지가 있을 수도 있다.
데이터가 생성되는 현장, 혹은 현장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처리까지 완료하는 것을 엣지 컴퓨팅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엣지 컴퓨팅의 개념은 2000년대 초반부터 많이 언급되고 있었다. 다만, 당시의 엣지는 단순히 데이터를 생성하는 역할만 했지만, 요즘은 전반적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처리 능력이 향상된 덕분에 엣지단에서 데이터의 가공 및 결과값 출력까지 가능하다. 전체 데이터의 40%가량이 엣지 컴퓨팅으로 처리되고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엣지 컴퓨팅이 적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는 무엇이 있는가?
권지웅: 이를 테면 자율주행자동차 분야가 대표적이다. 자율주행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수백개에 달하는 센서가 필요하고 여기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엣지단에서 신속하게 실시간 처리해야한다. 도로 상황은 시시각각 변하는데, 일일이 중앙 클라우드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각종 IoT 솔루션을 이용해 에너지 효율 향상과 생산성 향상, 사고 방지를 추구하는 스마트 팩토리 역시 엣지 컴퓨팅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이와 관련된 솔루션을 보급하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추구하는 엣지 컴퓨팅 관련 솔루션에 대해 좀더 설명을 바란다.
권지웅: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엣지 컴퓨팅 솔루션 중 대표적인 것이 마이크로 데이터센터의 일종인 '스마트 벙커' 시리즈다. 이를 통해 에너지 관리, 냉각 관리, 네트워크 관리 등이 가능하다. 이는 금융슈나이더 일렉트릭이 추구하는 에코스트럭처 플랫폼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는 IoT 기반으로 상호 연결된 제품, 엣지 컨트롤,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분석 및 서비스의 3단계로 구성된다.
에코스트럭처 플랫폼에선 아주 작은 단위의 제품 하나하나도 연결성을 가지게 된다. 예를 들면 PDU(전원분배장치)나 차단기 등이 그러하다. 클라우드와 엣지를 활용해 자산들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편하게 유지보수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제공된다. 이를테면 ‘쿨링 옵티마이저’가 대표적이다. 산업 현장에서 전기요금의 50~60%가 냉각 과정에서 발생하므로 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쿨링 옵티마이저는 각각의 핫스팟을 모니터링하고, AI(인공지능)을 통해 소비전력 및 냉각 시스템을 최적화한다. 냉각 시스템이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것이 아니더라도 이용 가능하다.
위와 같은 시스템이 매우 유용하긴 하지만 구축비용 등이 부담스럽지 않을까?
권지웅: 물론 그런 고민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한 사람이 5~6개의 연결성이 있는 IT 기기를 활용하는 것이 일상화된 사회가 올 것이라고 5년 즈음 전에 예측했는데, 이게 현실화되었다. 여기서 생성되고 활용되는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작년에 이미 전체 데이터량이 제타바이트급(1조 1억 기가바이트)에 이르렀다. 어떠한 분야도 이러한 초연결 사회의 도래를 무시할 수 없으며, 엣지 컴퓨팅을 통해 효율적으로 극복 가능하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제품이 매우 작은 단위라도 연결성을 중시하며, 엣지 컴퓨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이를테면 스마트 벙커 시스템의 경우, 기존의 개별 구축 시스템을 올인원 타입으로 구현한 것이라 ROI(투자자본수익률) 측면에서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그리고 에너지 비용 및 유지보수를 위해 소요되는 수고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 달라.
<슈나이더 일렉트릭 시큐어 파워 사업부 권지웅 본부장 >
마지막으로 독자 및 고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권지웅: 고객분들도 느끼시겠지만 5G나 IoT 등이 일상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엣지 컴퓨팅의 역할이 커지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기존 데이터센터 못지않은 인프라를 엣지에 적용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역할이 커진 만큼 안정적인 운영도 중요하다. 우리는 이런 시대를 준비하는 분들이 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